실제역사 임오화변을 다룬 영화 <사도>, 아버지와 아들의 슬픈 이야기


영조와-사도세자의-사진
사도

오늘은 조선의 21대 임금 영조와 그의 아들 사도세자의 비극적인 가족사이자 조선의 역사를 다룬 영화 '사도'를 리뷰해보겠습니다. 영조는 31세라는 늦은 나이에 임금에 즉위했으나 무려 52년동안이나 임금으로 집권했습니다. 영조는 조선 임금 중 최장기 집권한 임금이며 가장 장수한 임금입니다. 그만큼 영조시기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리뷰를 통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영조의 늦둥이 아들 이선

영조는 장남 효장세자를 어린 나이에 떠나보냈다. 그 후 42세의 나이에 얻은 아이가 바로 사도세자, 이선이다. 고령의 나이에 자신의 후사를 이어 줄 늦둥이 아들의 탄생에 영조는 매우 기뻤다. 영조는 사도세자가 막 돌을 지났을 무렵 사도세자를 왕세자로 책봉한다. 많은 나이에 어렵게 낳은 자식이었기에 영조는 지극정성으로 사도세자를 보살폈다. 당시 임금들의 평균 수명이 47세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영조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다. 마음이 급했던 영조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도세자에게 강도 높은 교육을 시작한다. 다행히 머리가 총명했던 사도세자는 영조의 교육을 잘 수용해 2살에 천자문을 배우고 왕실의 예를 습득하는 모습을 보여 영조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그러나 영조는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도세자에게 더욱 가혹한 시련을 준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도세자에 대한 기대가 커진 영조는 사도세자를 엄격하게 대하기 시작한다. 사도세자가 4살이 되었을 무렵, 영조는 사도세자에게 칭찬하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하고 구박하고 혼내는 횟수가 늘어났다. 사도세자는 아버지인 영조가 점점 무서워지기 시작했고 9살 무렵엔 영조를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사도세자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점점 지쳐가기 시작했고 공부도 게을리하게 된다. 이를 본 영조는 자신이 원하던 세자의 모습을 갖추지 못한 사도세자에게 점점 불만이 쌓여가게 된다.

임금이고 싶었던 영조와 아들이고 싶었던 사도

사도세자는 영조에게 왕이 아닌 아버지로서 주는 사랑을 받고 싶었지만 영조는 그러지 못했다. 사도세자는 아버지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고 어릴 적부터 가혹했던 현실에 점점 지쳐갔고 결국 정신적으로 고통을 겪어 우울증과 정신병까지 생기게 된다. 특히 옷을 고르거나 입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의대증이라는 병을 심하게 겪게 되는데 이 병 때문에 주변 신하들이 다치거나 죽기도 했다. 영화에서도 사도세자의 이러한 모습이 묘사되기는 하지만 매우 축소되어 표현됐다. 기록에는 정신병이 심했을 때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죽였다고 나와있으며 금방 정신을 차리고 나서는 바로 후회했다고 나와있다. 심지어 자신의 후궁도 사도세자의 시중을 들다가 사망했다. 이렇게 정신이 온전치 않은 상태의 사도세자와 영조의 갈등이 극에 달한 사건이 발생한다. 영조가 사도세자에게 왕의 권한을 위임해 정국을 운영하게 하는 대리청정을 하게 된다. 사실 일련의 사건들로 영조는 사도세자를 탐탁지 않아했기 때문에 왕위를 당장 위임할 마음이 없었다. 오히려 자신의 왕권을 강화할 목적으로 왕위를 물려주겠다고 엄포를 놓는 등의 행동을 했다. 이러한 의도가 있었기 때문인지 영조는 사도세자가 정국을 운영하는 일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었다. 심지어 날씨가 흐린 것까지 세자의 탓을 했다. 사도세자는 자신이 점점 더 초라하게 느껴졌고 정신은 더욱 피폐해져 갔다.

'임오화변' - 아버지와 아들이 비극적인 이야기

이 시기에 영조는 사도세자의 아들인 이산에게 관심을 쏟고 있었다. 사도세자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모든 것을 포기한 채 무당과 어울리는 등 갖은 일탈을 일삼는다. 이러한 사실들을 나경언이 영조에게 알리게 되고 영조의 분노는 극에 달해 사도세자에게 자결할 것을 명한다. 사도세자는 영조에게 석고대죄하며 용서를 빌었지만 영조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고 결국 사도세자를 쌀 담는 통인 뒤주에 가두게 된다. 영조의 은총을 받던 세손 이산이 아버지의 용서를 빌었으나 영조는 용서하지 않았고 사도세자는 뒤주에 가둬진 채 물도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8일 만에 결국 생을 마감한다. 영조는 사도세자의 죽음을 확인한 후 사도세자의 시신을 끌어안고 소리 내어 운다. 그리고 이선에게 사도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사도는 조선시대에 일어난 사건 '임오화변'을 다룬 영화이다. 하지만 영화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어지는 건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이다. 영조는 사도세자의 아버지이지만 한 나라의 임금이기에 왕의 역할이 먼저인 모습을 보여준다. 왕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무거운 자리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사도세자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했고 성장하면서도 고작 따뜻한 말 한마디만을 원했지만 결국 아버지의 손에 생을 마감한다. 영화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사도세자의 아들 이산이다. 영조는 사도세자가 왕이 될 자격이 없음을 깨닫고 이산에게 왕위를 물려줄 결정을 한다. 이산에게 왕위를 물려주기 위해선 아들인 사도세자가 없어야 했기에 영조의 입장에선 아들에게 자결을 명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사도세자가 역적으로 몰려 죽게 되면 손자인 이산까지 왕이 될 수 없기에 자신의 자리를 물려줄 최선의 방법인 셈이었다. 사도세자도 뒤주에 갇힌 채 울부짖는 아들 이산을 보며 자신이 죽어야만 모든 상황이 끝난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죽음을 받아들이게 된다. 시간이 지나 이산은 조선의 22대 왕 정조에 즉위한 후 아버지 사도세자에게 장헌이라는 존호를 부여했다. 훗날 고종은 사도세자를 국왕으로 추존하여 장종이라는 묘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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